연휴에

ㅡ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4일 연휴동안 출장을 간 신랑  없이 보냈던 아이와의 시간들
ㅡ 나한테 삐졌음.
자기전에 갑자기 사탕 달라고 떼를 써서 사탕 먹으면 치카치카 하기로 단단히 약속을 하고 사탕을 먹었음.
예상은 했지만 역시 치카치카의 약속은 깨졌고
아까 약속한거 기억나? 했더니
기억나요. 해서
근데 왜 치카 안해? 약속안지키는 아기야?!!! 했더니 고개숙이고 아무 말 안하길래
등 밀면서 저리가. 약속안지키는 아기는 엄마싫어.하니까
등떠밀리고 서있던 위치에서
아빠아아 보고싶어. 으아앙.엄마혼내쩌. 으아아앙 으허허어어엉.
하고 울어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리와봐. 하니까
울면서 왔음.흐느낌 흐늑흐늑흐으으윽
안아주면서 아가야~~ 하니까 더욱더 크게 흐느낌-
약속은 지켜야한다고 하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니까 그제서야 무서운게 조금 풀렸는지 아빠보고싶어요. 전화해주세요. 하면서 아빠찬스 사용. 엄마가 혼냈다고 이르고. 치이~
ㅡ자기 전에 우유 안먹기 하는데 항상 우유 많이  먹고싶어한다. 이날도 우유주세요.해서 단호하게 한번만이야!라고 했더니
진짜 한번만 먹고 컵 돌려주길래, 왠일인가 했음. 배부른건가 했는데, 엄마가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니까 그제서야 이상어색한 웃음지으며 "우유또주까?".
우유가 먹고싶은데 엄마한테 혼났으니까 말 못하고 있다가 미안하다고 손내미니 엄마한테 우유달라고 어색하게 말하는 모습이라니.
 그러기 전엔 얼굴보여달래도 등돌리고 자고, 목 뒤에 손도 안집어넣고 있었음.
코코린은 잘  때 꼭 내  머리를 자기 어깨에 올려놓고 팔베개를  하거나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자는 습관이 있는데도, 나에게 삐쳐서 등을 돌리고 자다니.
ㅡ 서운했던 마음이 컸던걸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처음에 했던 말이
(어제 울었던 장소를 가리키며) 엄마한테 혼나쩌. 우여쩌. 였다.

ㅡ 혼자서 책읽으려고 하는지 그림책보고 주절주절 말이 많다. 까이유 여동생에 관한 책을 보다가 여동생이 아기라서 응애하고 크게 울고있는 그림을 보더니, 아기가 아빠보고싶어서 우여. 엄마. 아가야. 아빠금방올거야. 회사끝나고 슝올거야. 하면서 설명해준다. 내가 코코린에게 하는 말들을 그대로 말해준다. 그리고 코코린은 아기가 우는 모습이 아빠가 보고싶은 거라고 생각하다니. 마음이 찡했다.
ㅡ 혼자 방에서 중얼거리길래 귀를 기울여봤는데, 1인2역중이었다.
으애앵. (가짜울음) 엄마보고싶어요.
엄마 회사갔다가 1등으로 올거야.
으애앵. 엄마보고싶은데 꾹 참고 밥먹어쩌. 맘마먹으면 어린이집끝나. 엄마보러 가.

이러면서 혼자 중얼거리는데, 아침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여서 마음이 찡.
매일하는 대화니까 외울만도 하지만, 역할 놀이하는건가? 좀 슬픈 대화다.
 엄마도 코코린 많이 보고싶어. 엄마 출근시간에 맞춰서 일찍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빼꼼 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널 보내고 서둘러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단다. 조금이라도 빨리 보려고 달려오는 퇴근길 후에 어린이집에서 안울었다고 씩씩하게 놀았다고 자랑하는 너를 안을 때 엄마는 얼마나 마음 놓이는 줄 아니.
회사에서도 문득 지금쯤 밥먹겠구나, 지금쯤 뭐하겠구나, 코코린의 스케쥴을 가늠해보고.
씩씩하게 다녀오는 너가 자랑스럽고 고맙다.

ㅡ 어린이날 선물받음.
점점 늘어나는 장난감들. 아이가 떼쓰기전에 미리 사주지 말아야지 하는 나의 다짐과는 달리 조금만 관심가져도 지갑이 열리는 어른들로 둘러싸여 있는 덕에 비싼 장난감이 턱턱 생긴다. 남편도 부러워한다. 본인이 어릴때 갖고 싶어도 이런거 없었는데 코코린은 어마어마하다고.


ㅡ어린이집 소풍. 부천생태공원. 딸기따기체험. 어린이날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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