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사랑하는 내아들
엄마가 미안해.
좀더 주의깊게 옆에 있어줘야하는데
엄마가 방심해서 샤워기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었어. 엄마가 너무 미안해.
아프고 놀래서 울부짖는 너를 보며
치료받으면서 병원이 낯설고 무서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너를 보며
아팠던거 까먹고 안아주며 방긋 방긋 웃는 너를 보며.
엄마는 모든게 고맙고 미안했어.

근데 아들.
너 아프니까 아빠만 찾더라
보통은 엄마 엄마하면서 우는데 넌 아빠아빠하면서 울어서 엄마는 놀랍고 우스웠어.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샤워하기 전으로 돌리고 싶다. 미안해.

그래도 물집하나 안생기고 빨개지기만 한 가벼운 화상이어서 너무 다행이야.
아들 아프다는 말에 모든 일 던지고 한걸음에 와준 고마운 오빠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엄마는 모든게 고맙고 다행이고 미안해.

아들.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꼬마가 배 전체에 붕대감고 있으니까 엄마 마음이 아파.
너무 미안해서 가슴이 하얗게 헐어버리는 거 같았어. 우리아들 배도 조그마한데 붕대 몇번 감았더니 배 전체가 붕대로 휘감기네. 미안해. 우지 아기 아가아가인 거 엄마가 까먹었나봐. 미안해.

얼른 나아서 다시 목욕 이쁘게 하자.
얼른 예쁜 새살 나와라.

'나의 소중한 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일부터 설연휴구나  (0) 2015.02.17
담양고고  (0) 2015.02.16
성장  (0) 2015.01.31
담양  (0) 2015.01.27
기분  (0) 2015.01.23